Fable 5 롤러코스터 — 막히고, 끝난 줄 알았는데, 연장까지
Anthropic의 Fable 5를 쓰기 시작한 뒤로 한 달이 롤러코스터였다.
갑자기 막혔다가, 다시 열렸다가, 종량제로 바뀐다고 해서 마지막 날까지 미친 듯이 쓰다가, 끝난 줄 알았는데 연장되고... 그 과정을 시간순으로 기록해 둔다. (원래 세 편으로 나눠 썼던 글을 하나로 합쳤다.)
1부 — 써봤는데 막혔다 (6월 16일)
지난주에 Anthropic Claude Code의 새 모델 Fable 5 Mythos가 나왔다.
써봤는데, 확실히 달랐다. 기존 모델들이 코드를 짜주는 데 집중했다면, Fable 5는 설명의 퀄리티가 한 단계 올라간 느낌이었다. "왜 이렇게 하는지"를 더 잘 설명해줬다.
그래서 계정 하나 더 만들어서 써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막혔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 정부가 Anthropic에 외국인 직원 및 해외 사용자에 대한 Fable 5 접근 중지를 요청했고, Anthropic이 이를 수용했다.
국가 안보 이슈인지, 기술 수출 규제인지 정확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어쨌든 결과는 단순하다. 해외에서는 못 쓴다.
플랫폼 종속의 문제
이걸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윈도우가 독점이 될 때까지 우리는 몰랐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생태계를 장악할 때까지도 그랬다. 독점이 완성되고 나서야 "이게 문제구나"를 깨달았는데, 그때는 이미 대안이 없었다.
AI도 지금 같은 구도로 가면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OpenAI가 될지, Google이 될지, Anthropic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 한 곳이 독점 구도를 만들어버리면, 그 이후에는 가격도 접근 조건도 그쪽 마음대로다.
이번 Fable 5 건처럼 "미국 정부 요청으로 해외 서비스 중단"이 일상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솔직히 걱정이다.
카카오도, 네이버도 자체 AI에 진지하게 투자하는 것 같지 않다. ChatGPT나 Anthropic을 따라가기에는 이미 늦었고, 투자 대비 수익이 안 나온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합리적인 판단일 수도 있다.
근데 그 결과로 우리나라 AI 서비스 사용료는 결국 글로벌 플랫폼이 정하는 대로 따라가게 된다. 대항마가 없으면 가격 협상력도 없다.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이 구도가 고착화되기 전에 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2부 — 사용 마지막 날 (7월 11일)
그 뒤로 다시 쓸 수 있게 됐는데, 이번엔 이번 주 일요일부터 Fable 5가 종량제로 바뀐다는 소식이 왔다.
진짜 이번 주 내내 미친 듯이 사용 중이다.
그나마 저번에 받은 7일 패스 3장을 잘 사용 중이다.
처음에 기존 계정, 신규 1개만 돌아가면서 쓰다가... 갑자기 옛날에 만들어 보고 싶었던 게임, 플랫폼, 커뮤니티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개발하다 보니 이번 주에만 앱 2개, 플랫폼 2개를 새로 만들었다.
거기에 기존 작업하던 플랫폼 1개는 계속 빌드업 중에... 결제 PG사 승인에 걸려서...
Fable 5 기간이 아까워서 하나, 두 개 시작한 게... 지금 계속 계정 4개를 돌아가면서, 토큰 차면 옮기고, 옮기고, 프로젝트별로 로그인 계정 따로 세팅하고... 정신없이 돌린다.
근데 이것도 페이블 한도가 거의 다 차서... 이제 끝나간다.


상상했던 모든 걸 다 만들고... 이제는 상상이 더 필요하다.
능력의 한계는 상상력이다.
3부 — 끝난 줄 알았는데, 연장 (7월 15일)
Anthropic이 갑자기 메일로 연장을 해줬다. 2026년 7월 19일까지로...

사실 13일까지라서.. 이제 끝났다 생각했다.
만든 것들 정리하면서... 이제 편하게 자야지... 생각했다.
근데 갑자기 금요일까지 연장한다고???
핫... 이제 만들 것도 없다.
그래서 교육 프로그램까지 만들었다.
내가 공부하고 싶은 거 그냥 만들어 버렸다. 딥러닝, 머신러닝, 쿠버네티스... 실습까지 하는 앱을 만들어 버렸다.
Udemy 강좌를 봐도 좀 집중도 안 되고. 그냥 내가 만들어서 하자....
그래서 남은 토큰으로 이것저것 하고 있다. 책도 집필하고 있고... 계정을 4개 돌리는데... 이제 드디어 거의 다 찼다.
더 이상 힘들어서 못 만들겠다.
사람이 못 따라간다. ㅠㅠ
얼마 전에 봤던 "실리콘밸리는 피곤하다"는 글이 생각나네...

에필로그
그리고 연장된 기한도 결국 끝났다. 7월 18일 새벽, 작업하려고 보니 "Usage credits are required for this model" 메시지와 함께 사용량 목록에서 Fable 5가 통째로 사라져 있었다. 그 마지막 이야기는 따로 정리했다:
→ 드디어 Fable 5 끝났다 — 새벽 3시에 갑자기 사라진 모델
한 달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앱, 플랫폼, 교육 사이트까지 만들 수 있는 건 다 만들었다. 모델 하나에 이렇게까지 끌려다닌 것도 처음이지만, 이렇게까지 생산적이었던 한 달도 처음이었다.
backtodev
40대 PM, 다시 개발자로 돌아갑니다. 실패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기록.